도쿄 여행 4일차 - 아사쿠사(浅草)
첫 도쿄 여행 4일차, 2023년 8월 26일의 기록이다. 우에노 편에서 이어진다.
23.08.23. ~ 23.08.30. 도쿄여행
- 1. 도쿄 여행 1일차 - 도쿄역(東京駅), 마루노우치(丸の内), 긴자(銀座)
- 2. 도쿄 여행 2일차 - 시부야(渋谷), 하라주쿠(原宿), U149
- 3. 도쿄 여행 3일차 - 학원도시(타치카와(立川), 타마 시(多摩市)), 어과초
- 4. 도쿄 여행 4일차 - 우에노(上野)
- 5. 도쿄 여행 4일차 - 아사쿠사(浅草)
- 6. 도쿄 여행 4일차 - 오다이바(お台場)
- 7. 도쿄 여행 5일차 - 아키하바라(秋葉原), 나카노(中野), 슈타게
- 8. 도쿄 여행 6일차 - 메구로(目黒), 시부야(渋谷), 신주쿠(新宿), U149, 신데메이션
- 9. 도쿄 여행 7일차 - 이케부쿠로(池袋), 아키하바라(秋葉原), 밀리애니
- 10. 도쿄 여행 8일차 - 귀환
아사쿠사에 가는 길에 슈타게 성지순례 장소가 있어서 들르기로 했다.
도로가 왜 이렇게 예쁜 걸까?
가는 길에 공원이 있었다. 도쿄는 이런 작은 공원들이 도시 곳곳에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도착한 이곳이 바로 아키바 신사(秋葉神社)이다. 이름은 아키바 신사지만 아키하바라(秋葉原)에 없고 우에노 옆에 있다.
슈타게 작중 우루시바라 루카(漆原るか)가 지내는 신사의 배경이 된 곳이다. 참고로 작품에 나오는 신사 이름은 야나바야시 신사(柳林神社)인데 아키하바라에 이름이 비슷한 야나기모리 신사(柳森神社)가 있지만 야나바야시 신사의 외형은 그 신사가 아니라 아키바 신사를 모델로 했다.
목재가 빨간색으로 칠이 되어 있다는 점만 빼면 슈타게에 나온 신사랑 거의 완전히 똑같았다. 여기 있는 동안 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아주 쾌적했다. 아쉽지만 루카코는 만날 수가 없었다.
다음 목적지인 아사쿠사로 향할 시간이다.
아사쿠사(浅草)
여기가 아사쿠사라고 처음 실감하게 해 준 것은 이 장소다. 오쿠야마오마이리마치(奥山おまいりまち)라고 써있는 건축물이 눈에 띈다. 아사쿠사에 오니 우에노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우에노는 일본 현지인 관광객들 위주였다면 아사쿠사는 외국인이 훨씬 많은 느낌이었다.
이 사진으로 AI 성능 테스트 좀 해 봤다.
One UI 6.0(갤럭시 S23 울트라) AI 지우개
위 사진은 갤럭시 S23의 AI 지우개로 사람들을 어느 정도 지워놓은 것이다. 모바일 기기에서 온 디바이스로 돌아가는 것인데도 속도가 꽤 빠르다. 그렇지만 품질은 영 좋지 않게 나왔다… 작은 물체라면 어느 정도 쓸만하겠지만, 위처럼 지워야 할 물체가 크고 많은 경우에는 역시 무리인 것 같다. 그래도 지우기를 실행하고 2초 후면 결과물이 나오는데, 생성형 AI가 이정도 속도면 꽤 최적화가 잘 된 편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사진 해상도도 꽤 높은데 말이다. 갤럭시 S24에서 지원하는 Galaxy AI가 제공하는 AI 지우개는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도록 하면서 성능이 훨씬 좋아졌다고 하니 써보고 싶다. 갤럭시 S23 시리즈에도 곧 업데이트로 제공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참고로 나는 삼성전자에서 광고를 받지 않았다.
Lama
이건 컴퓨터에서 SAM(Segment Anything Model)으로 마스크를 딴 뒤 해상도를 낮춘 사진에 lama라는 개체 지우기용 AI 모델을 적용하고 latent upscaling을 수행하여 나온 결과물이다. ComfyUI와 이곳에서 제공한 워크플로우를 사용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훨씬 보기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앞으로 사람이 너무 많아 거슬리는 사진이 있으면 이 방식으로 지운 사진도 같이 올려보겠다.
이 사진에서 일본만의 감성을 완성시켜 주는 것은 바로 자전거다. 타고 계신 분께 깊은 감사를 표한다…
귀멸의 칼날에서 볼 법한 느낌이 나는 건물들과 나무 간판들을 보라… 너무 아름답다…
덴보인 도오리(伝法院通)라는 길로 들어선다. 이곳도 역시 상업 지구로써 식당이나 기념품 가게들이 아주 많다.
덴보인 도오리를 빠져나오면 바로 보이는 여기가 바로 아사쿠사 하면 떠오르는 풍경, 나카미세(仲見世)라고 한다. 저 뒤에는 센소지 카미나리몬(浅草寺雷門)이 보인다.
역시 사람이 절반인 사진은 AI에게도 벅찼나 보다.
오우 욱일기가 대문짝하게 걸려있는 기념품 가게가 눈에 띄어서 들러 봤다.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나는 관광지인데도 당당하게 걸어놓은 것을 보면, 역시 욱일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가는 한국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쁜 부채가 많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유명 관광지 기념품은 중국산이 많은 것 같다. 일제였으면 구미가 당겼을 텐데…
아사쿠사의 랜드마크인 카미나리몬에 도착! 사진에서 보이듯이 카미나리몬의 정식 명칭은 후라이진몬(風雷神門, 풍뢰신문)이라고 한다. 이름 옆에 써있는 것은 날짜인데, 레이와 2년(2020년) 4월 길일(吉日)이라고 한다. 2020년에 리모델링을 한 모양이다. 길일이 언제인지 찾아보니 한 달에도 길일이 여러 날 있어서 이것만으로는 정확히 어느 날인지까지는 특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 옆에 있는 두 동상은 그 이름에 각각 대응되는 풍신과 뇌신이라고 한다. 상당히 멋지다. 그만큼 사람도 많다.
역시 많은 사람을 지우니 사진이 너무 부자연스러워지긴 한다. ㅠ-ㅠ
카미나리몬을 나와 뒤에서 촬영한 모습이다. 뒷면에는 약칭인 카미나리몬(雷門)이라고 써있다.
거리로 나와 보면 이런 멋진 건물이 있는데, 아사쿠사문화관광센터(浅草文化観光センター)라고 한다. 여기는 꼭대기에 무료 전망대가 있는데, 나카미세 전망과 건너편 아사히 맥주 빌딩까지 잘 보이는 뷰라 가볼만 한 곳이다.
무료 전망대에 올라가 찍은 사진이다. 아사쿠사만의 경치라는 게 느껴진다. 나카미세의 많은 인파가 보인다.
그런데 우에노에서 걱정했던 먹구름이 꽤 짙어지고 있었다…
아사히 맥주 빌딩은 반대편에 있다. 옆에 도쿄 스카이트리가 있다. 똥 빌딩도 살짝 보인다. 점심을 먹고 나면 곧장 저 곳으로 향할 계획이다.
역시 갤럭시의 줌 성능은 대단하다(삼성전자에서 광고를 받지 않았다).
대략 이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전망대에 들어오고 잠시 후였다. 우산을 챙겨오긴 했지만, 스콜마냥 갑작스럽게 매서운 기세로 확 쏟아져서 옷 젖는 걸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부터 오다이바에 가기 전까지 실내에서 보내는 일정이라 비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오다이바에 갈때까지는 비가 그쳐주기를…
문화관광센터 출입구에 이런 멋진 문화재가 있었다. 이름은 뭔지 모르겠다. 표지판에 설명이 써 있는 것 같지만 찍지 못했다. 살짝 보이는 바깥 풍경에 비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내가 앞에 걸어가는 커플이었다면 이 사진을 더욱 맘에 들어 했을 것 같다.
비가 많이 쏟아지고 있어서 빨리 비도 피할 겸 점심은 가까운 곳에서 먹기로 했다. ゆきかげ라는 라멘집으로 왔다. 타베로그 평점이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슨 메뉴를 시켰는지는 까먹었는데, 맛은 지금까지 먹은 라멘이랑 좀 다른 느낌이었다. 먹을만 하지만, 조금 느끼한 것 같기도 했다. 그나저나 가게 구조가 독특하다. 한국에서는 본 적이 없는 구조다.
라멘 먹고 나서 이렇게 지붕이 있는 거리로 나왔다. 일본엔 비를 피하기 좋게 이런 지붕이 있는 거리가 많은 것 같다.
그로부터 3분 후에 금새 비가 그쳤다. 딱 1시간 내리고 지나간 소나기였다. 정말 행운이다. 이제 아사히 맥주 빌딩으로 갈 시간이다!
아사쿠사 역(浅草駅)을 마지막으로 아사쿠사와 작별했다. 아사쿠사는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많을 것 같은 거리였다. 난 아는 게 없어서 그냥 사람 많고 다이쇼 시대 분위기가 나는 거리 정도의 감상이었지만, 아사쿠사와 일본 문화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멧챠키레에~! 雨のち晴れ(비 온 뒤 갬)의 일본이라는 귀한 풍경이다.
그리하여 아사히 맥주 빌딩에 도착했다. 뒤에 보이는 검은색 건물은 그 유명한 똥 빌딩이다. GIVE ME 53이라고 써잇는 이건 쓰레기통이다. 53은 일본이 숫자를 다양하게 읽는 방식인 고로아와세(語呂合わせ)로 고미(ゴミ)라고도 읽히는데, 고미가 쓰레기라는 뜻이다.
우선 두 채의 빌딩 중 맥주잔 모양을 한 황금색 빌딩에 먼저 들어가기로 했다. 이곳은 실제로 아사히 직원들이 통근하는 사옥임과 동시에 관광지 역할도 하는 것 같다.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철저하게 관광객 루트와 사원 루트가 나뉘어져 있다. 건물 안 분위기는 꽤 고급스러웠다.
엘리베이터도 고급진 느낌이다. 꼭대기인 22층이 바로 아사히 스카이 룸이다. 여기서 맥주를 마실 수가 있다.
21층에 내리면 이렇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2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카운터에서 메뉴를 미리 주문하고 계산까지 마치면 맥주를 가져다 준다. 현금으로만 지불 가능하니 주의해야 한다. 마침 슈퍼드라이 50% 할인 포스터가 눈에 들어온다.
안으로 들어오면 이렇게 전망을 바라보며 맥주를 사 마실 수가 있다! 메뉴가 몇 가지 있었는데, 나는 아사히 슈퍼드라이 엑스트라 콜드를 마셔봤다. 엑스트라 콜드가 얼마나 차가울지 궁금했는데, 그다지 체감은 못했다. 가격은 원래 680엔인데 때마침 50%할인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340엔에 아주 저렴하게 마실 수가 있었다. 그리고 맛있었다! 참고로 여기도 한국인이 많이 오는 관광지이니 참고해야 한다. 내 옆자리에도 한국인 일행이 대화하고 있었다.
다 마시고 내려와서 이번엔 바로 옆의 똥 빌딩으로 향했다.
똥 빌딩 1층에서도 맥주를 마시고 음식을 먹을 수가 있는데, 평범한 레스토랑 느낌이었다. 점심은 이미 먹고 왔으니 맥주와 디저트만 주문했다.
똥 빌딩에서도 마찬가지로 슈퍼드라이 50% 할인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쾰슈 스타일(ケルシュスタイル, 750엔)
슈퍼드라이(スーパードライ, 315엔)
원래는 630엔인데 50% 할인받았다.
아이스크림(500엔)
나는 이렇게 주문했다. 의외로 아이스크림이 말도 안 되게 비싼 느낌이지만, 맛있었다…
이렇게 아사히 맥주 빌딩까지 클리어하고, 다음 목적지인 오다이바(お台場)로 향하기로 했다. 원래 계획은 아사쿠사에서 출발하는 수상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었으나…
아… 매진이다. 15시 55분 배를 타기로 계획했었는데 현재 시각은 14시 26분이라 꽤 시간이 널널해서 시간상으로 14시 40분 배를 타는 것도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15시 55분 배까지도 전부 다 팔려버린 것이다. 유튜브에서 수상버스는 예약할 필요 없다고 해서 안 했는데, 매우 아쉬울 따름이다. 아무래도 지금은 예전과 달리 오다이바행 수상 버스도 관광객들 사이에 유명세를 탄 모양이다. 이로써 앞으로 예약이 가능한 건 되도록이면 예약을 해두는 게 좋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근데 이제 도–시요?
오다이바 편에서 계속…